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선수가 어제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 언론에서는 김민재 선수를 향한 여러 가지 긍정, 부정적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김민재 선수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멘탈 관리의 어려움?!
한국을 대표하고 이탈리아 세리에 A를 대표하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지쳤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의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첫 A매치 소집은 1 무 1패로 끝났지만 이보다 더한 논란이 어제 김민재의 입을 통해 나왔습니다.
김민재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멘탈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다.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폭탄 발언을 남겼습니다.
두번째 평가전인 우루과이와의 경기 전날인 27일만 해도 파주 NFC에서 열린 대표팀 기자회견에 나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한 김영권(울산 현대)을 두고 “나도 꾸준한 기량을 유지해 몸이 닿는 만큼 A매치에 출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던 김민재였기에 파장이 더욱 컸습니다. 1996년생으로 신체적 전성기에 있는 주축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며 축구계를 흔들었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민재는 29일에도 더 이상의 해명 없이 출국해 나폴리로 복귀했습니다.
왜, 언제부터 이런 일이? 살인적인 강행군 때문인가?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해 11월 월드컵을 마친 직후에도 대표팀에서의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나폴리를 1위로 이끌고 있는 중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진출하는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성과를 냈고 있습니다. 반면 대표팀에서는 소속팀과는 달리 월드컵을 포함한 지난 5경기 동안 2 무 3패(경기당 2.2 실점)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실제로 은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한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도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패배 후 실망감에 나온 발언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이 4월 중 국외파 점검을 위해 유럽 출장을 갈 예정인 만큼 직접 면담을 하고 선수의 감정을 추스르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돛을 올린 클린스만호에게 주축 수비수 김민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과제가 생겨 버렸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
김민재 본인은 카타르 월드컵 이후 멘탈 관리가 어려워서라고 했지만 군면제 후 잦은 이동 불편과 '돈이 되지 않는' 국대 경기를 뛰지 않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김민재의 노력에 대해서는 축구 관계자 모두가 인정합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부상을 안고도 뛰어준 덕분에 16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전성기에 오른 김 선수의 국대 은퇴 시사는 좋게 보기 힘듭니다. 비슷한 사례로 야구국대에서 군면제받은 후 은퇴한 추신수 선수가 있다. 국가대표는 명예직에 가깝습니다. 수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몸값이 오른 선수 입장에서는 A매치나 대형 축구이벤트 때마다 차출되는 것이 번거롭습니다. 돈도 많이 되지 않는데 큰 이동거리에 달라진 감독의 전술을 익혀야 하고 훈련 방식도 바뀌고 시차에 음식까지 따지면 모든 게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나서는 이유는 자부심과 팬들 때문입니다. A매치에서 대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나 20시간이 넘는 이동 끝에 도착한 공항에서 수백 명의 팬들의 사인을 해준 이강인 선수가 대표적입니다. 손흥민의 국대 일정은 살인적이었습니다. 올림픽부터 월드컵마다 몸을 사리지 않았고 카타르 월드컵에는 움직이지만 해도 고통이 느껴지는 안면골절 상태에서도 마스크 투혼을 보였습니다. 이강인도 마찬가지로 체력 좋기로 소문이 났지만 20시간 넘는 이동거리는 참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오는 건 자신이 '국가대표 축구선수'이기 때문이고 그곳에는 국대선수를 보러 온 수천 만의 국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재의 '힘듦'에는 아쉽지만 어떠한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팬들에 대한 배려도 없습니다. 어린 나이의 생떼일 수도 있지만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크나큰 배신감을 안긴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군면제를 받았고 클린스만호가 닻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던진 은퇴 시사이기에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상대선수 대신 팬들과 국가대표 부름에 철벽수비를 하는 김민재의 모습에 팬들의 멘탈만 흔들거리게 되었습니다.
김민재의 사과문 발표
결국 3월 29일, 김민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언론을 통해 의미가 정확히 전달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발언 때문에 시작된 논란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였습니다.
사과문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팬 분들 죄송합니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립니다.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번도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때 단 한 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고 잔 부상이 있다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습니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습니다.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 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와주시는 팬분들 감사합니다.